LG 메타버스 시장 씨앗 뿌린다

LG그룹이 ‘메타버스'(추상을 뜻하는 메타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3차원 가상세계) 투자에 뛰어들었다. AI(인공지능)와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로봇에 이어 미래 먹거리 분야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6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최근 미국의 가상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분야 스타트업 웨이브에 투자했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지만 웨이브와 손잡고 콘텐츠와 서비스 개발에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웨이브는 존 레전드, 린지 스털링을 비롯한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가상현실 기반 라이브 콘서트를 50차례 이상 기획해 진행하면서 엔터테인먼트 메타버스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스타트업이다. 글로벌 음반사인 미국의 워너 뮤직과 중국의 텐센트 뮤직도 각각 올해와 지난해 웨이브에 투자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전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35년 31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회계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메타버스 관련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시장 규모가 2019년 455억달러(약 50조원)에서 2030년 1조5429억달러(약 1700조원)로 34배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의 경우 올해 1분기에만 매출 7000억원을 거뒀다. 네이버의 제페토도 매일 전세계 2억명의 사용자가 이용 중이다.

LG그룹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맞물려 급성장하는 메타버스 시장에 주목해 최근 전시, 교육, 채용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12월 온라인 전시공간 ‘LG시그니처아트갤러리’를 개관한 데 이어 올초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1’에서 가상 전시관을 운영했다. LG시그니처아트갤러리에는 개관 이후 6개월여 동안 15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

LG화학은 지난달 진행된 석유화학사업본부 신입사원 교육 연수에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 대강당을 비롯한 교육실·휴게실·식당 등 가상 교육센터를 만들어 사흘 동안 교육을 진행했다. LG이노텍도 지난 5월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제조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메타버스 채용 설명회’를 진행했다.

LG그룹의 이번 메타버스 투자를 주도한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미래 먹거리 발굴을 주도하는 조직으로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LG CNS 등 LG그룹 주요 계열사 6곳이 출자한 4억2500만달러 규모의 펀드를 운용한다. 현재까지 스타트업 30여곳, 벤처캐피탈 4곳에 누적 기준으로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